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서삼석 국회의원(영암·무안·신안)이 농림축산식품부를 통해 네이버, 쿠팡, 카카오, SSG, G마켓, 11번가, 우아한형제들, 롯데쇼핑e커머스, 컬리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 9개사로부터 제출받은 '전통주 등 주류 구매 시 성인인증 절차' 자료에 따르면, 9개사 모두 최초 성인인증 이후 인증 효력이 1년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인증 효력은 이용 기기를 변경해도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돼, 성인인증을 마친 부모 등의 계정을 청소년이 다른 스마트폰 등에서 이용할 경우 추가 인증 없이 전통주를 주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서 의원은 지적했다.
성평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술 직접 구입 시 성인인증을 위한 나이 및 본인확인 여부’ 자료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확인됐다. 술을 중고거래를 통해 구매한 경우 21.5%, 인터넷 사이트·쇼핑몰을 이용한 경우 21.0%의 청소년이 성인인증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이는 해당 경로를 통해 술을 구매한 청소년 5명 중 1명꼴로 성인인증을 거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관리 사각지대가 확인됐다. 서 의원실이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 3개사를 확인한 결과, 별도의 성인인증 없이 전통주 구매가 가능한 사례가 파악됐다. 번개장터와 중고나라에서는 전통주가 일반 생수·음료 또는 예술작품·골동품·수집품 등의 품목으로 등록된 사례가 확인됐으며, 당근마켓에서는 동네업체로 등록된 판매자와 채팅을 통해 전통주를 택배로 받을 수 있었으나 별도의 성인인증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배달 플랫폼을 통한 전통주 판매 과정에서도 본인확인 절차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의민족 B마트에서는 전통주를 판매하고 있는데, 서 의원실이 B마트를 통해 전통주를 구매해 확인한 결과 배송·수령 단계에서 별도의 성인확인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 일반 주류 배달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은 주류 배달 시 신분증 확인이 필요하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주문자가 문 앞 배송을 요청하거나 부재중이라고 알린 경우 별도의 확인 없이 주류가 전달된 사례가 파악됐다.
한 소상공인 A씨는 "배송자가 성인인증 절차를 제대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례도 있다"며 "주류 판매에 따른 책임은 판매자가 부담해야 하는 만큼 현장에서는 아예 주류를 판매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는 부담도 있다"고 토로했다. 현행 제도는 전통주 통신판매 시 성인인증을 거치도록 하고 있지만, 구매할 때마다 다시 인증하도록 하는 재인증 주기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형식적인 성인인증 여부를 넘어 실제 구매자가 성인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재인증 주기와 기기 변경 시 추가 인증 등 보완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기기 변경 시 추가 성인인증 도입에 대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의 입장은 엇갈렸다. 서삼석 의원실이 한국온라인쇼핑협회를 통해 주요 온라인 플랫폼 9개사에 보완 방안을 문의한 결과, 네이버를 제외한 쿠팡, 우아한형제들 등 8개사는 추가 인증 도입에 대해 신중 검토 입장을 밝혔다. 반면 네이버는 이용 기기가 변경될 경우 성인인증을 다시 진행하도록 관련 절차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관리체계도 점검 대상이다. 국세청이 제출한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위반 과태료 부과현황’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 6월까지 위반에 따른 과태료 부과는 총 72건이었다. 현행 고시는 주류 제조자와 판매업자를 중심으로 통신판매 관련 의무를 규정하고 있어,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책임 범위는 별도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세청은 플랫폼 사업자를 통신판매자로 포함하는 개정 방안을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제출 자료에 나타났다.
전통주 온라인 판매의 편의성과 판로 확대라는 제도적 취지를 유지하면서도 청소년 보호를 강화하려면, 판매자뿐 아니라 플랫폼과 배송 단계까지 이어지는 확인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삼석 의원은 "주요 플랫폼에서는 성인인증 한 번으로 1년간 전통주를 구매할 수 있고, 중고거래와 배달 과정에서는 별도의 확인 없이 구매하거나 수령한 사례까지 파악됐다"며 "계정에 대한 인증만으로 실제 구매자와 수령자의 연령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지 정부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기기 변경 시 추가 인증과 적정한 재인증 주기, 주류 수령 단계의 본인확인 기준을 검토해야 한다"며 "국세청과 농식품부 등 관계부처가 플랫폼 사업자의 관리 책임과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협의해 청소년의 우회 구매를 방지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